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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을 위한 영화 베테랑

by 뽀빠이1000 2025. 7. 21.

영화 베테랑(2015)은 사회 정의, 조직 내 불합리, 그리고 청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묵직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빠른 전개와 날카로운 풍자, 그리고 황정민과 유아인 두 배우의 열연이 만나 큰 인기를 끌었고,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 즉 사회초년생들에게 이 영화는 통쾌한 재미와 더불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회초년생 관점에서 베테랑을 다시 조명해보려 합니다.

 

영화베테랑포스터
사회초년생을 위한 영화 베테랑

정의란 무엇인가? 사회의 룰 속에서 배우는 현실

사회초년생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정의와 현실의 괴리’입니다. 영화 베테랑은 이 부분을 아주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은 자신의 소신과 상식을 기준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조직 내부의 정치적 계산과 외부 권력의 개입으로 번번이 좌절하게 됩니다. 이는 막 사회에 진입한 청년들이 회사나 사회 조직에서 흔히 겪는 ‘내가 옳아도 바뀌지 않는 현실’과 유사한 경험으로 비칩니다. 서도철이 맡은 사건은 대기업 3세 조태오(유아인 분)의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지만, 수사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업과 경찰 고위층의 유착, 증거를 은폐하려는 언론, 심지어 내부 동료의 반대까지 겪으며 그는 점점 더 고립됩니다. 이러한 장면은 사회초년생에게 ‘정의롭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반드시 환영받지 않는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절망적인 구조만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서도철은 자신의 기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내 정의를 실현해 냅니다. 이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현실은 냉정하지만, 자기 기준과 양심을 지키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조직은 불합리할 수 있고, 권력은 부패할 수 있지만, 개인의 의지가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영화는 제시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사회 구조 안에서 ‘싸우는 방식’을 고민하게 합니다.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상황을 분석하고 필요한 전략과 팀워크를 통해 현실을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사회초년생이 처음 마주하는 조직 생활에서 겪는 갈등과 대응 방식을 고민하게 만들며, 정의로운 행동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갑질과 권력의 실체, 감정이 아닌 구조를 보라

영화 베테랑의 핵심 빌런 조태오는 단순히 악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 후계자라는 배경을 통해, ‘권력이 어떻게 갑질로 이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조태오는 단순한 무개념 재벌 3세가 아니라, 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하며 사용하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는 돈으로 언론을 매수하고, 경찰 수사를 무마하며, 약자들을 착취합니다. 이는 실제로 사회초년생들이 뉴스나 직장 내에서 마주하는 갑질 문제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사회초년생들이 사회에 처음 진입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운 점 중 하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권력 구조를 목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조태오의 행동을 통해, 법과 윤리가 권력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특히나 직원 폭행 장면, 책임 회피, 증거 조작 등은 실제 현실에서도 반복적으로 보고 듣는 갑질의 전형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히 감정적 분노만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메시지는, 이러한 갑질은 단순히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점입니다. 조태오가 갑질을 저지를 수 있는 배경에는, 이를 묵인하는 주변 인물들과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의 변호인, 비서, 심지어 경찰 고위 간부들까지 모두 조태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협조합니다. 이는 사회초년생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사람보다 구조에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진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그 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집단적 연대’의 힘도 보여줍니다. 서도철 혼자의 힘으로는 조태오를 잡을 수 없었지만, 동료 형사들과 기자, 피해자 가족들이 힘을 모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이는 사회초년생에게도 중요한 교훈이 됩니다. 개인의 정의감만으로는 벽을 넘기 어렵지만, 공감과 협력을 통한 연대는 권력에 맞서는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베테랑은 갑질을 단순한 분노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회구조의 문제로 접근함으로써 사회초년생이 문제를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통쾌한 유머 속 현실, 공감과 해소의 균형

베테랑이 사회초년생들에게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메시지를 통쾌한 유머로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사회의 부조리, 권력의 횡포, 정의의 좌절 같은 주제를 다루지만, 그것을 관객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황정민 특유의 생활 연기와, 대사 하나하나의 위트가 큰 역할을 합니다. "어이가 없네"라는 유행어로 남은 명대사는 단지 웃음을 넘어서, 청년들의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회초년생은 조직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습니다. 이상한 일을 겪어도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테랑은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억울함과 울분을 대리 표현해 주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조태오를 끝까지 쫓아가는 서도철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저항과 정의 실현의 과정을 영화적 판타지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베테랑이 단순한 복수극으로만 남지 않는 이유는, 그 안에 현실적 메시지가 함께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모든 악당들이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들을 처벌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은 매우 치밀하고 전략적입니다. 이는 사회초년생에게 감정적인 분노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체계적이고 똑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영화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작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합니다. 서도철이 끝내 조태오를 체포하고 언론에 진실을 알리는 장면은, 사회가 완벽하진 않지만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는 사회초년생에게 지금 당장은 힘들고 부조리해 보여도, 조금씩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베테랑은 유쾌함과 무게감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사회초년생에게 필요한 공감과 해소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지 흥행작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는 입문서 역할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베테랑은 사회초년생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현실—정의와 조직, 갑질과 권력, 감정과 전략—을 영화적 재미 속에 녹여낸 작품입니다. 조직 사회의 룰을 이해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균형을 잡으며, 결국에는 자신만의 기준을 지키는 힘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청년들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영화입니다. 사회생활의 시작점에 서 있는 여러분이라면, 베테랑을 통해 오늘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풀어보시길 바랍니다.